📜 서비스를 개발할 때 - 실패편

이전 글에서 말했듯, 지금 만들고 있는 서비스는 제가 겪어온 실패의 총합입니다. 그렇다면 그간 어떤 실패를 해왔고, 이번엔 어떤 실패를 할 예정인지(...ㅠ)에 대해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실패의 총합

망한 것들이 꽤 많습니다. 대부분 프로젝트라기보다는 실습에 가까웠지만, 아예 완성 못한 것도 있었고, 간신히 완성했지만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 포트폴리오로도 못 쓴 것도 있죠. 지금 떠오르는 것만 해도 3~4개는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백엔드, 프론트엔드, 앱, 인프라,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뭔가 하나씩은 얻었어요.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각 파트를 넘어갈 수 있었고, 어디가 어렵고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 감이 생겼습니다. 이미 겪어본 경험이라 심리적 부담도 적고,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던 거죠.

그중에서도 특히 크게 망했거나, 그만큼 배운 점이 많았던 경험 위주로 정리해봤습니다. 개발 외적인 시도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발 프로젝트


식단관리 애플리케이션
주니어 시절, 다른 개발자들과 함께 처음 시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우리도 뭔가 해보자"는 취지로, 성공 사례의 기획서를 참고해 시작했지만, 결국 프로젝트 세팅 단계에서 멈췄습니다. 이후 팀원 전원이 취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되었죠.

사실상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결과물이 없지만, 지금 돌아보면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서비스 주제에 대한 애정과 필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했어요. 단순히 남들이 했던 기획을 따라 하기보다는,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필요하다고 느껴야 동기부여가 지속된다는 걸 깨달았죠.

또한, 팀원이 모두 주니어였기 때문에 역할 분담이나 개발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이러한 구조에서는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이후부터는 팀 프로젝트를 좀 더 신중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역량을 쌓은 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Oauth 로그인 기능 구현
실무에서 다뤄보지 못했던 SNS 간편 로그인 기능을 직접 구현해본 경험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이메일 기반 로그인 등을 직접 시도하면서 오픈 API 사용에 대한 감각을 익혔고, 인증 로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실습이었지만, 직접 구현하면서 기술적 자신감을 얻었고, 실무에서 인증 관련 이슈를 보다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모임주최자 선정 챗봇
독서모임에서 매번 발제자를 선정하는 일이 번거로워, 이를 자동화하고자 간단한 챗봇을 개발했습니다. 카카오 단체채팅방에서 사다리타기로 다음 발제자를 선정했는데, 최근 발제자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성원을 수동으로 입력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AWS 기반 인프라 구축 연습이었기 때문에, 백엔드는 최소화하고 프론트엔드는 생략, 카카오 챗봇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챗봇을 단톡방에 초대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DB 저장도 수작업으로 해야 해 불편함이 컸습니다. 결국 사용은 오래가지 못했죠.

그럼에도 목표를 작게 잡으면 완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경마정보 앱
앱개발팀과 협업하며 생긴 의문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시도한 프로젝트입니다. 앱 개발과 배포 과정이 궁금했고,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죠.

목표 외 작업은 과감히 생략했고,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없이 공공데이터 API만 활용했습니다. Flutter를 약 한 달간 학습해 간단한 앱을 만들었고, 구글 스토어에 직접 배포했습니다. (애플은 등록비 때문에 생략)

실제 배포 경험은 유의미했지만,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기에는 애매했고 실무와의 연관성도 적어 "내가 이걸 왜 했지" 싶은 현타가 왔습니다. 그래도 앱 개발과 배포에 대한 감을 익혔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시도였습니다.

독서모임 애플리케이션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식단관리 프로젝트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했고, 카카오 로그인, 모임 등록 및 수정, 권한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너무 컸고, 혼자 감당하기엔 벅찼습니다. 그때는 GPT 같은 도구도 없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도 어려웠고요. 결국 완성하지 못했고, 좌절감만 남긴 채 마무리했습니다.

작은 성공을 쌓아가며 단계적으로 성장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고, 기술적 한계를 인식하며 욕심과 현실 사이의 균형을 잡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개발 외 프로젝트

개발과는 별개로,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싶었던 시도들이었습니다.


블로그 광고 수익 창출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주변 지인의 권유로 블로그를 통한 애드센스 수익에 도전해봤습니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콘텐츠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여행·맛집 같은 일상적인 주제는 이미 경쟁이 너무 치열했고, 잘하는 사람도 많아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리뷰는 분명 도움이 될테지만 전문 분야에 비해서는 덜하다고 생각되기도 했고요. 개발이나 투자와 같은 분야는 훨씬 전문적이지만, 저에게는 지식과 경험의 깊이가 부족했고, 무엇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가치있는 정보와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정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수익을 얻는 콘텐츠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에 부딪혔고, 제가 가진 역량과 시간의 한계 속에서, 이 과정을 꾸준히 지속하기엔 동기부여를 잃어버렸습니다. 애드센스 고시에도 통과하지 못하고 중단하게 되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SEO와 광고 연동, 그리고 블로그 운영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상품 판매
컨셉 있는 머리핀을 제작해 직접 판매해본 경험도 있습니다.
브랜딩, 협업, 유통과 제휴 등 다양한 영역을 경험했고, 상품 기획부터 홍보,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해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의 의미와 어려움을 실감했고, 일관된 방향성을 지키며 추진하는 오너십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현재진행중


이상형 매칭 서비스
이 프로젝트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 것은 UI/UX에 대한 감각과 실사용자 경험 설계입니다.
다만 실패한다면 아마도 마케팅에서일 것 같습니다.
제가 늘 넘지 못했던 벽이 마케팅과 비즈니스였고, 이번에도 그 부분이 가장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마무리

쓰고 보니 뭐 별거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나름 많이 해본 것 같기도 하네요. 하나만 진득하게 파야 하나 싶기도 하고, 너무 많은 걸 다 하려고 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