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별에 대한 고민

설문을 진행하다 보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응답자의 성별을 묻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상형 매칭 서비스라면서 성별을 안 물어본다고?? ㅇ_ㅇ"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이 선택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결정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남자가 바라보는 여자, 여자가 바라보는 남자

흔히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같은 책에서도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죠. 이런 사고방식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절대적인 진리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남녀 각각의 기준에 맞는 두 개의 설문 세트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 만들기도 어려운데 두 개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성별만 타겟으로 해보아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면 비교를 위해 상대 성별의 설문도 필요할 텐데, 이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결국 양쪽을 모두 만들어야 하지만, 작업량이 너무 많아진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 그렇다면 같은 성별을 대상으로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여자가 바라보는 여자, 남자가 바라보는 남자는 어떨까요? 즉,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이라면 한 가지 설문만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물론 여기도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동성애자는 소수자라서 의견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성애자라고 해도 한쪽 성별의 지인이 많지 않아 같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한 세트라도 완성도있게 만들자는 목표로 우선 동성애자를 위한 설문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 방식은 원씽(The ONE Thing) 이라는 책에서도 강조하는 접근 방식이에요.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죠.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대학 캠퍼스에서만 서비스를 시작했듯이,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면 오히려 제대로 실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또, 혹시나 서비스가 커졌을 때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작은 규모로 제대로 만들고, 이후 확장하는 방향을 선택했어요.


🤔 생각보다 성별이 크게 중요하지 않네..?

처음엔 저도 성별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설문을 구성하면서 느낀 점은, 성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들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기껏해야 헤어스타일 정도의 차이였는데, 이것도 결국 남자는 짧은 머리, 여자는 긴 머리라는 고정관념(?)일 뿐이고 요즘은 남자가 장발, 여자가 숏컷인 경우도 흔하니까요. 또, 흔히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여자는 남자의 자산 규모를 더 본다는 말이 있지만, 이 역시 각자가 원하는 조건을 직접 선택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결국 성별보다는 개인의 이상형 기준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굳이 성별을 물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어차피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본인의 성별과 원하는 상대방의 성별을 묻는 질문을 추가할 수도 있지만 이 부분은 추후 사용자 니즈가 있다면 추가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어요. 첫 만남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소라서 설문에서 꼭 필요하지 않다고 보았죠. 그래서, 이 설문에서는 성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마무리

이 글을 읽으면서 "이해가 간다"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고, 반대로 "그래도 성별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경우든, 제가 내린 결론이 절대적인 정답은 아닙니다. 이런 고민을 거치면서 기존의 방식이 정말 최선인지 되묻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설문이 아직 완벽한 형태는 아니지만,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계속 보완해나갈 계획입니다. 혹시 다른 의견이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의견 보내기 또는 메일을 통해 자유롭게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