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에 대한 고민

이번 글에서는 설문 항목 중 지역 항목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역은 어떻게 보면 설문에서 가장 기본적인 정보 중 하나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지리적인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죠. 특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이 오가곤 합니다. 그래서 설문을 구성할 때 지역을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지역 항목을 만들려니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그 고민의 과정을 하나씩 적어보겠습니다.


💡 수도권은 어느 정도로 세분화해야 할까?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서울과 경기도, 인천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인구뿐 아니라 도시 규모도 매우 크죠. 같은 서울에 살아도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동하는 데 KTX 타고 대전 가는 시간보다 더 걸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 내부에서도 흔히 서북권, 서남권, 동남권, 동북권 등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곤 합니다.

경기도는 그보다 더 넓고 다양합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위쪽은 북한과 접경하고 있고, 아래쪽은 충청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경기북부와 경기남부가 생활권도 다르고 문화적인 느낌도 꽤 다릅니다. 이 때문에 경기도를 두 개로 나누자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죠. 실제로 북쪽 끝의 의정부와 남쪽 끝의 평택은 같은 경기도라도 다른 지역처럼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설문에서는 서울과 경기도를 단순하게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지역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구 단위까지 묻지만, 흔하게는 그런 세분화 없이 서울, 경기 정도로만 선택하게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일단은 서울과 경기도로만 구성했습니다. 다만, 사용자들의 반응이나 요청이 있다면 서울 권역별, 경기 북/남부 등으로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 비수도권의 광역시는 어떻게 분류할까?

우리나라에는 7개의 광역시가 있습니다: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이들 지역은 도(道) 단위와는 달리 독립된 행정구역이라 개별적으로 취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설문을 만들면서 광역시들을 모두 따로 나눌지, 아니면 인접한 도와 묶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인구가 적고 지역적으로 넓은 비수도권에서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처럼 광역시와 도를 묶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물론 이 방식은 제 개인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고, 충분히 다른 시각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꼭 받고, 필요하다면 세부적으로 다시 나눌 생각입니다.


💡 해외는 어디까지 세분화할까?

요즘은 해외에 나가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기 여행뿐 아니라 유학,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해외 취업까지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해외 거주자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다만, 주요 사용자는 한국 거주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외 지역을 구체적으로 대륙이나 국가 단위로 세분화하는 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해외'라는 항목 하나만 만들고, 이후 이용자 반응에 따라 더 세분화할 수도 있도록 여지를 두었습니다.


💡 지역은 왜 여러 개를 선택할 수 있게 했을까?

대부분의 설문에서는 지역을 한 곳만 선택하게 합니다. 보통은 주거지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그렇겠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상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주지와 직장이 멀리 떨어진 경우, 혹은 주중과 주말에 머무는 지역이 다른 경우도 흔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활동반경이 넓어서 한정된 지역만 입력하는 것이 자신의 생활 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죠. 그리고 단순히 자신의 지역이 아니라, 상대방이 활동하는 지역도 고려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을 찾고 싶을 수도 있고, 혹은 특정 지역 사람들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겠죠. 이런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지역을 복수 선택 가능하게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는 기능도 아니었기 때문에 도입했습니다.


💡 사람들은 왜 상대방 지역을 궁금해할까?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지리적 거리감 때문일 겁니다. 가까이 사는 사람과는 만남이나 소통이 더 수월하니까요. 물론 랜선 연애나 장거리 관계도 요즘엔 많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지역이 가지는 상징성입니다. 어떤 지역에 산다는 것은 그 사람의 경제적 수준이나 생활 스타일을 짐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흔히 좋은 동네에 사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죠. 그래서 특정 지역 사람들을 선호하거나, 반대로 피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수도권은 더 세분화하는 것이 타당하고, 복수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며, 자신의 활동 지역과 상대방 활동 지역을 따로 입력하게 한 구성이 가장 현실적인 방향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지역에 대한 새로운 접근

이쯤되니 지역을 고려하는 방식도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에 이미 얘기한 것처럼 단순히 "서울", "경기"처럼 광역적인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조금 더 세분화하여 서울은 서북권, 서남권, 동남권, 동북권으로 나누고, 경기는 경기북부와 경기남부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같은 광역지자체에 속해 있다고 해서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 연결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지도 기반의 거리 선택 방식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주요 위치를 설정하고, 그로부터 몇 km 반경 이내에서 매칭할지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실시간 위치 기반 데이팅 앱들은 현재 내 위치를 기준으로 매칭되었지만,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고, 현재 위치가 노골적으로 노출된다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자주 가는 곳을 설정하는 방식이라면 꼭 집이 아니라 지하철역이나 카페 같은 장소도 선택할 수 있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면서도 실질적인 생활 반경을 반영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문득 쿠팡 물류센터 권역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류 회사만큼 효율적으로 지역을 나눈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단순한 행정구역 기반 매칭보다는 실질적인 동선과 생활 반경을 고려한 방식이 훨씬 유용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마무리

이처럼 지역 항목 하나를 구성하는 데에도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처럼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은 어느 정도로 세분화할지, 광역시는 도와 함께 묶을지 따로 둘지, 해외는 어떻게 처리할지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또 단순히 거주지 한 곳만 선택하는 방식보다는, 다양한 생활 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복수 선택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것도 현실적인 필요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거리뿐만 아니라, 지역이 지니는 상징성과 분위기를 통해 상대방을 가늠하려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지역 정보는 단순한 데이터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실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세밀하고 유용하게 다듬어 나갈 계획이며, 이런 고민의 과정을 통해 서비스가 조금씩 더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